200일 조금 넘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 만나왔고 전화 한 통으로 헤어졌습니다. 저보다 4살 어렸고 대학생이었는데 학교 생활도 바쁘고 과제도 많아서 신경 쓸 겨를이 줄어들기도 했고 제 건강에 대해 많이 걱정했는데 본인이 보기에 제가 그저 흘려듣는 걸로 보였더라며 마음이 식었다고 하더라구요. 만나면서 술도 줄이고 담배도 끊지는 못했지만 줄이면서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관리했습니다. 저도 연애하던 중간에 마음이 식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아이가 먼저 고백했고 그걸 받았는데 그런 마음을 가진 제가 싫어서 인터넷에 마음 돌리는 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신도 찾아보면서 죽을 만큼 노력해서 다시 좋아하는 마음으로 돌아왔었습니다. 헤어지기 전에 연락도 줄고 사랑한다는 등의 표현도 줄었는데 서로 마음에 쌓아두고 혼자 생각하지 말자는 약속 하나만 믿고 정말 바빠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었습니다. 이제 헤어진지 사흘 되었는데 물론 매 순간 한 번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죽을 만큼 노력했었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화 한 통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려고 하니 그게 생각만큼 잘 되지가 않아서요. 장거리 연인이었어서 2주 정도 못 본 상태에서 헤어졌는데 적어도 만나서 이야기해볼 수는 있지 않았을까. 난 그 사람에게 그 정도도 안됐었던 건가 싶으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적잖이 실망하고 약간의 배신감도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도 정말 많이 보고 싶네요. 너무 최선을 다했던 걸까요? 당장 연락하면 어떤 말도 못할 것 같아서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헤어진 마당에 연락할 자격을 왈가왈부할 것도 없겠지만 한 번 정도는 연락해보는게 잘못된건 아니겠죠?적다보니 이게 무슨소린가 싶네요. 그냥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